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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찬밥정책에 제값 못받는 '민간발전소'
등록 : 201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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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워·별내에너지·대륜발전 등 가격책정 눈치싸움

▲한진중공업과 삼천리도시가스가 LNG발전소 매각에 나섰다. 한진중공업은 경영난 타개 차원에서, 삼천리는 에너지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차원에서 각각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매각 작업은 장기화될 것이라는 게 민전업계의 관측이다. 사진은 삼천리도시가스와 남동발전이 운영하고 있는 에스파워발전소 전경



에스파워, 별내에너지, 대륜발전 등 매물로 나와 있는 LNG발전소 매각이 장기화될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민전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LNG발전소에 대한 수익성이 불투명한 데다 용량요금 인상이 확실치 않아 매각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실제로 별내에너지와 대륜발전 소유사인 한진중공업은 작년 이들 발전소 매각작업을 추진했으나 무위로 돌아갔다.  

한진중공업은 NH투자증권을 주간사로, 프랑스 수처리업체인 베올리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협상에 나섰으나 악화된 수익성과 가격 등에 대한 시각차만 확인하고 틀어졌다. 이에 따라 한진중공업은 이들 발전소에 연료를 공급하는 대륜 E&S까지 묶어 팔기로 하고, 미래에셋대우를 새 주간사로 선정해 다시 매각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륜발전은 한진중공업과 대륜 E&S가 각각 29.17%씩 총 58.34%의 지분을 보유했고, 별내에너지는 대륜 E&S와 한진중공업이 각각 50%씩 지분을 갖고 있다. 또한 대륜 E&S는 한진중공업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가 전 지분을 가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30일 매수자 신청을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매각 절차를 완료한 후 내달 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당장 관건은 가격인데 결국에는 LNG발전의 낮은 수익성이 문제다. 한진중공업과 채권단은 세 회사(별내에너지 대륜발전 대륜E&S)를 일괄 매각시 최소 6000억원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고 한다. 별내에너지와 대륜발전의 설비용량을 합하면 660MW다. 단순히 건설단가로만 추산하면 5000억원 정도지만 용량요금 인상과 가스발전 확대 등 사업가치를 반영할 경우 6000억원 정도가 적정가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민전 업계는 실제 매매가격이 이보다 상당히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전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에 따른 요금인하가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정부가 용량요금을 많이 올리는 것은 불가능해 매입에 나설 기업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높은 전력예비율에 따른 가동률 저하로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도 매각의 걸림돌이라 장기화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매각 주간사인 미래에셋대우 측은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매각 장기화에 수긍하지 않고 있다. 세 회사를 묶을 경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의외로 결과가 빨리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나돌고 있는 매가는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수치"라며 "LNG발전소와 연료공급사가 묶여 매물로 나온 것은 처음이라 충분히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용량요금이 2원 인상될 경우 연간 약 90원의 매출 증대효과가 있고, 지난달부터 열제약발전시 전기생산 공통비용 일부를 지급하기로 해 원가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매력"이라며 "4, 8호선 지하철 연장과 별내와 진건 등 배후 수요 확대 가능성에 따른 사업성이 커질 요소가 많아 장기적인 전략투자자나 사모펀드가 매수자로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매각이 불발되고, 한진중공업 측이 요청할 경우 산업은행 등과 협의해서 이 매물을 직접 인수하는 방안도 열어놓은 상태다.   

삼천리도시가스(51%)가 경영권을 가진 에스파워(830MW)의 매각 역시 단기에 마무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에스파워의 지분 49%를 갖고 있는 공동 운영사인 남동발전의 상황이 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동발전은 ‘만만디 전략’으로 돌다리를 두드려 가며 한 발씩 건너고 있는 상태다. 최근 주간사 선정 공고를 낸 남동발전은 낮은 용량요금과 낮은 가동률 등 현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 최대한 싸게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심산이다.   

물론 삼천리도시가스 역시 ‘못 팔아 애를 태우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여전히 흑자상태에 부채비율도 낮아 긴급히 자금을 수혈해야 할 이유가 없어 헐값으로는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남동발전 관계자는 "(남동발전이) 발전 공기업 가운데 피크부하용 발전설비가 적은 편이라 (에스파워) 인수를 신중하게 고려 중"이라며 "적정한 매입가격을 산출하기 위해 주간사를 선정해 진행할 계획이지만 서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삼천리도시가스 한 관계자는 "개인이 아파트 하나를 사려고 해도 중개인을 통하는 것처럼, 좀 더 합리적인 가격을 산출하기 위해 (남동발전이) 주간사를 선정하는 것"이라며 "당연히 마지노선으로 정해 놓은 매가가 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전협회 관계자는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들 발전소 승인 시기)에서 LNG건설 단가는 500MW를 기준으로 1kW당 81만원 정도이고, 6차 때는 400MW를 기준으로 114만원이 정부가 세워놓은 가이드라인이라 별내에너지 대륜발전 등은 그 정도(6000억원)는 수긍이 가는 가격"이라며 "삼천리도시가스 역시 같은 기준에 맞춘다면 전체 지분의 절반 정도이니 5000억원 정도가 되겠지만, 용량요금 인상이나 향후 가스발전 확대 등의 미래가치까지 더할 경우 매가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원철 한양대 금융경제학부 교수는 "지금이 LNG발전소를 매각하기에 좋은 시점이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라 사업을 팔도록 내몬 정책과 제도가 문제"라며 "결국 발전공기업이 민간발전소를 인수하려고 하는 상황이 된 것은 민전 정책이 제대로 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천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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