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인프라 구축과 규제 완화 등이 선행된 지역은 실제 사업화가 가능해졌고, 개인 간 전력거래 분야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 단계로 진입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활발한 중국, 유럽, 미국 등을 중심으로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합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활발하게 등장하는 중이다.
예를 들어 미국 LO3에너지는 개인 간 전력거래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태양광 등 분산전원 발전전력을 블록체인 형태로 지역주민 간 거래하는 형태로, LO3에너지는 전력 거래수수료와 스마트미터 판매로 수익을 낸다. 덴마크의 ‘M-PAYG’사는 개도국 지역주민들에게 소규모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를 제공하고 모바일 결제때 전력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는 달러화 결제시스템을 운영 중이지만 조만간 블록체인 결제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에너지 인터넷 기술이 진보하면서 에너지 신산업은 유망산업으로 급부상했다. 이를 통해 세계 에너지 시장은 △전기를 모아 사고파는 소규모 ‘전력 중개’ 시장이 본격 가동되고 있고 △블록체인 기술 결합으로 에너지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으며 △‘소비 절약’에서 ‘수급 최적화’로 홈에너지 관리시스템이 진화하고 있다. 사진은 제주도의 한 풍력발전기.
(3) 홈에너지 관리시스템= IoE 기술로 스마트홈 가전기기와 소규모 분산전원 간 통합된 네트워크 구축이 진전되면서 가정·지역의 에너지 절감과 수급관리를 위한 홈에너지 관리시스템(HEMS)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세계 스마트홈 에너지 관리시스템 시장 규모는 2017년 13억 달러에서 2023년 37억 달러로 성장이 예상된다. 특정기기에만 연동되는 독립형(stand-alone) 시스템보다는 다양한 기기와 호환·상호작용이 가능한 통합형 시스템이 HEMS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시스템이 가정 단위에서 에너지 절약을 돕는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지역 단위에서 에너지 수급을 최적화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스마트미터와 지능형계량인프라(AMI)를 통해 클라우드에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각 가정의 에너지 소비패턴과 지역 내 전력수요를 예측하게 된다.
슬로베니아의 홈에너지 관리시스템 업체인 로보티나는 스마트미터와 HEMS 컨트롤러를 가정 내 배전반에 설치해 각 가전기기의 전력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그리드 플랫폼에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데이터와 전기요율, 날씨 정보를 종합해 사용하지 않는 가전기기의 전원을 꺼두었다가 전기요율이 가장 낮은 시간대에 켜는 등 인공지능 기술로 가정 내 전력 소비를 최적화하고 있다. 나아가 스마트그리드 플랫폼을 통해 전력 공동구매와 거래가 가능하고, 개별 가정에서 수집한 전력 사용 데이터를 전력공급망에 전달해 지역 내 에너지 수급 최적화에도 활용한다.
국제무역연구원의 김보경 수석연구원은 "국내 에너지 기업들은 마이크로그리드 확산과 IoE 기술 고도화에 대응해 네트워크 및 핵심기기와의 호환성과 에너지 데이터 관련 보안성이 강화된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스마트홈 기기뿐만 아니라 ESS, 스마트미터, 지능형계량인프라 등 IoE 네트워크 핵심기기와의 연결성을 고려해 통합형 솔루션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IoE 네트워크 구축이 고도화될수록 데이터 보안의 취약성은 심각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기때문에 데이터 위변조가 어려운 블록체인 기술 활용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전략을 솔루션 또는 플랫폼 수준으로 확장해 초기 형성단계에 있는 에너지 프로슈머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해야 한다"면서 "하드웨어 분야의 기존 경쟁력을 기반으로 ESS 운영·관리 소프트웨어, 소규모 전력중개 등 부가가치가 높은 솔루션이나 플랫폼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야 한다. 구글이나 애플, 아마존, 테슬라 등 세계적 기업들은 이미 태양광 발전이나 ESS 운영·관리 시장으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