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기준 에너지원별 정산단가(kWh당)를 보면 원자력 68.1원, 유연탄 91.9원, 무연탄 110.4원, LNG 126.1원으로 원자력이 가장 저렴했다. 그러나 원전 이용율은 지난해 3분기 70.2%에서 4분기 65.2%, 올해 1분기 54.9%까지 떨어졌다. 2분기에도 62.7%에 그쳤다.
올 상반기 한전의 원전 거래금액은 3조 531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 41억 원 줄었다. 반면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의 거래금액은 각각 3354억 원, 2조 5316억 원 늘었다.
3분기 들어 원전가동률이 다시 70%대로 올라섰지만 국제 연료가격 상승으로 오히려 영업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발전자회사의 연료비가 1조 원 올랐고,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구입비도 9000억 원이 늘어나는 등 주요 영업비용이 1.9조 원이나 늘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과 8월에 전기요금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이에 따른 3587억 원의 비용은 한전이 부담했다.
그럼에도 기록적인 폭염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과 이에 따른 전기판매수익 증가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국전력통계속보를 보면, 올여름 폭염이 절정에 달했던 8월에는 4만 9532GWh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 정도 늘었다. 특히 가정용 전력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 전력판매량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전 관계자는 "여름철 판매단가가 타계절에 비해 높은데다 폭염으로 가정의 수요가 크게 늘어 누진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높은 전기판매수익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 흑자전환 했지만 예전수준에 한참 못미쳐...자구노력 필요
3분기 만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한전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올해의 2배에 가까운 2조 7729억 원이었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는 올해보다 10배 정도 많은 5조 826억 원에 달했다. 이에 이번 실적 개선은 폭염에 따른 전력판매량 증가일 뿐 구조조정, 자산매각 등 보다 적극적인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 개선은 폭염에 따른 전력판매증가 때문"이라며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비용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현실화, 연료비 연동제 등 근본적으로 재무구조를 정상화 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전 측은 "고강도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올 연말까지 전력그룹사와 공동으로 비용절감 등 2.5조 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 설비보수 자체수행 △송·배전 설비 시공기준과 방법개선 등 비용절감 0.7조 원 △송배전설비와 통신설비임대수익 확대 △해외 발전사업 조기 배당실현 등 부가수익 창출 0.2조 원 △기타 제도개선 0.2조 원 등 총 1.1조 원 규모의 고강도 경영효율화 추진하고 있다. 발전자회사는 각 회사별 상황에 따라 불요불급한 비용절감, 제도개선 등 총 1.4조 원 규모의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또한 내년으로 예정된 사우디 원전사업 우선협상자 선정에 대비해 원전 추가 수주 노력 등 해외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지난달 열린 빛가람 전력기술 엑스포(BIXPO)의 성공적 개최 등 전력사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