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인한 전력수요 급증으로 LNG가동률 늘었지만 연료비도 안 되는 정산구조 탓에 돌릴수록 적자 누적되는 상황 

- 원전 석탄 발전 비중 갈수록 높아지고 신재생은 여전히 발전단가 높아

- 폭염에 결국 전기요금 인하...에너지 전환에 드는 비용 부담 증가

- 민간발전업계 "제도 개선 수년째 요구했지만 반영 안 돼...전기요금 인상없이는 방법없어" 

- 에너지업계 "신재생 확대 등 에너지전환 위해서는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수지만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선언한 상태라 점점 시장이 왜곡되는 상황"



‘전기요금 인상 없는 에너지 전환’이 거듭 장애물에 부딪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전력수요 급증으로 발전단가가 비싼 액화천연가스(LNG)발전 가동률 증가, 전기요금 누진제 한시 완화 등으로 정부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기 전부터 LNG발전업계를 중심으로 전력시장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정부는 원자력·석탄 발전 비중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브릿지(Bridge)전원’이라며 LNG발전의 활용을 강조해왔다. 최근 몇 년 동안 석탄과 원자력 등 기저발전 설비가 오히려 늘어하면서 LNG의 경우 연료비도 안 되는 정산구조 탓에 돌릴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민간발전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해부터 LNG발전기 정산비용 현실화(발전기별 실제 효율 기준으로 보상) 등 제도개선에 대해 약속했지만 여전히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폭염으로 LNG발전 가동률이 늘어나 민간발전업계의 사정이 좋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는 손해를 보고 있다"며 "또한 정부가 LNG 제세부담금 비율은 낮춰는데 그만큼 SMP(계통한계가격)도 낮아져 큰 실익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전력이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가격인 SMP는 발전원 가운데 가장 높은 발전단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발전단가가 높은 LNG가 SMP 가격결정에 90% 이상 차지하고 있어 LNG 세금인하는 곧 SMP 하락으로 이어진다. 세율조정으로 LNG 연료비 단가가 낮아졌지만 동시에 전력판매가격(SMP)도 낮아지면서 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국내 발전시장의 경우 총제조원가 중 재료비 비중이 66% 수준이지만 아직도 전기요금 원가연동제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90%를 웃돌던 원전 이용률이 지난해 71.3%까지 떨어지더니 올해 들어선 50%대까지 하락하고, 유연탄 가격은 지난 1~2년 새 2배 가까이 급등하면서 한전의 전력구입비도 크게 늘어났다. 이로 인해 한전이 적자에 허덕이자 전력당국은 최근 당초 약속했던 전력시장제도 개선은 미루고, 발전용 유연탄과 LNG의 제세부담금 비율이 조정 등으로 SMP를 낮추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에너지전환을 위해서는 LNG, 재생에너지 확대 등 비용이 드는데 이를 충당할 전기요금 인상 없이 가능하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정부는 에너지전환 정책 시작부터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단언한 데 이어 폭염 등 여론에 떠밀려 오히려 전기요금을 인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요금 원가연동제 등 전기요금을 현실화하는 게 필수적이지만, 이를 배제한 채 전력시장제도를 개선하려다 보니 점점 시장이 왜곡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